『악마가 준 선물, 감자이야기』 by 무민

 반 고흐의 작품 중에 <감자먹는 사람들>이란 그림이 있습니다

빈센트 반 고흐, 1885, 반 고흐 미술관 소장

고흐는 이 그림에서 농부들이 투박한 손으로 직접 땅을 파서 얻은 감자를 나누어 먹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합니다
식탁위에 보이는 것이라곤 냄비에서 방금 꺼낸 듯한 삶은 감자와 커피라고 생각되는 음료뿐
등잔불 아래의 단촐한 식탁은 고달픈 농부들의 하루에 작은 위안일겁니다

고흐의 그림을 불러온 것은 이 그림이 책에서 얘기하려는 바를 가장 잘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감자는 유럽의 주식이었던 밀과 같은 곡물에 비하면 재배에 들이는 노동력도 적은 편이고
복잡한 농기구도 필요없이 삽만으로도 쉽게 파종할 수 있다는 편리성을 가졌습니다
또 작고 거친 땅에서도 많은 양을 수확할 수 있고 조리도 복잡하지 않죠
18세기 아일랜드나 프랑스의 빈농들은 부족한 식량을 감자로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자는 남미에서 유럽으로 도입되어 지금처럼 널리 먹게 되기까지 정말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호감이 가는 모양이 아닌데다 기존의 가지과 식물들에 대해 가지고 있던 유럽인들의 편견,
그리고 남미의 척박한 땅에서 들여온 하층민들의 음식이라는 선입견은 감자의 진정한 가치를 가려버렸죠
또한 재배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동이 든다는 점은 오히려 나태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고
이로인해 당대의 사회적 문제들의 원인으로 부당한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죠

이 책은 400년에 걸쳐 감자가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고, 어디서는 사람들을 구하는 식량이 되기도 했는지
당시의 아일랜드와 영국, 프랑스를 배경으로 보여줍니다
당시 유럽의 경제, 문화를 통해 감자에 얽힌 이야기들을 이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글의 전개도 내용도 한 번 집중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곳곳에서 눈에 들어오는 이상한 번역때문에 몰입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다거나, 문장내의 어순이 엉망이라 다시 읽게 되는일도 생깁니다
서툰 번역이 좋은 책에 오점을 남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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